송고영신(送故迎新) - 낡은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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송고영신(送故迎新) - 낡은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함

송고영신(送故迎新) - 낡은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함

[보낼 송(辶/6) 연고 고(攵/5) 맞을 영(辶/4) 새 신(斤/9)]

2018년 한 해가 저문다. 느끼기에 따라 세월이 더디 가는 사람도, 살보다 더 빨리 지나간다고 아우성인 사람도 있겠다. 매년 연말이면 언론사서 국내외 큼직한 뉴스를 정리하며 多事多難(다사다난)이란 단골표현을 사용하는데 올해도 답답한 정치권이야기로 얼룩졌다. 그러니 하루 빨리 지난 것을 보내고(送故) 미래의 희망을 그리며 새 것을 맞이하는(迎新) 이 말이 이 즈음에 딱 맞는 말이다. 원래의 뜻은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한다는 뜻에서 새해맞이로 의미가 넓어졌다. 送舊迎新(송구영신), 送往迎來(송왕영래)라 써도 똑 같은 뜻이다.

後漢(후한)시대 班固(반고)의 ‘漢書(한서)’에 이 성어가 먼저 사용됐다. 王嘉(왕가)란 사람은 자가 公仲(공중)으로 어릴 때부터 성격이 강직하고 할 말은 과감하게 하여 주위의 신망을 받았다. 西漢(서한)의 13대 왕 哀帝(애제)에 의해 재상으로 발탁됐다. 왕가는 바른 의견을 제시하며 인재도 잘 골라 추천했기 때문에 왕도 크게 신임했다.

그가 올린 상소문 중에 구임자를 보내고 신임자를 맞는다는 뜻으로 쓴 예가 처음 나온다. ‘이전부터 관직은 대대로 맡았는데 倉(창)씨나 庫(고)씨처럼 창고 일을 맡아보던 집안에서의 성씨가 됐습니다. 관리가 수개월만 직책에 있다가 물러나도 보내고 맞이하느라 서로 뒤섞여 도로가 혼잡했습니다(吏或居官數月而退 送故迎新 交錯道路/ 이혹거관수월이퇴 송고영신 교착도로).’ 왕가전에 실려 있다.

애제는 董賢(동현)이란 미소년을 사랑하여 동성애를 뜻하는 斷袖之嬖(단수지폐)의 유래가 된 바로 그 왕이다. 동현을 가까이 두고 정사를 팽개쳐 여론이 좋지 않자 왕가는 이 꼴을 보다 못해 ‘천 사람이 손가락질을 하면 병이 없어도 죽는다(千人所指 無病而死/ 천인소지 무병이사)’고 하며 깨우쳤다. 그러다 도리어 왕의 미움을 받아 감옥에 갇히고 20일 동안 굶어 아사했다.

南唐北宋(남당북송) 초기의 관리이자 문학가인 徐鉉(서현)의 ‘除夜(제야)’란 시에 등장하는 구절을 보자. ‘찬 겨울 밤 등불은 깜빡이고 시간은 더디 가건만,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는 일은 속임이 없구나(寒燈耿耿漏遲遲 送故迎新了不欺/ 한등경경루지지 송고영신료불기).’

가는 해 오는 해 마찬가지이지만 올해의 고초는 잊고 희망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이 많다. 모두 복 된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. / 제공 : 안병화(前언론인, 한국어문한자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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